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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블로 논란] 2. 다른 나라 국적이 무슨 자격증이냐?



[연예] 다른나라 국적취득이 무슨 자격증 취득이야?


2010. 10. 05. 화요일
문화불패 작은사람
 
 
난 솔직하게 글타.

굶어죽을 정도로 가난하지 않지만, 울 아부지 평범한 월급쟁이로 사셨고 우리엄만 떡볶이 장사했지. (지금은 울 아버지는 음식물 쓰레기 치우시는 일용직이시고, 엄마는 마트에서 청소알바하셔. 딴지거는 형아들 있을까봐 친절하게 설명한다)

우리 가족은 행복했어. 뭐 굶어죽을 정도는 아니었어. 대학 들어간 딸래미한테 큰 맘먹고 20만원짜리코트(내가 01학번이야 횽아들아~. 물가 삘 받으라고 내 학번 정보 뿌린다. ㅋ)사줄 정도가 됐단 말이야.

근데 나이가 들고 머리가 굵어 보니 느낌이 이상해. 우리나라 사람인데 외국사람이래. 우리나라에서 살다가 외국에 가서 국적취득하고 다시 우리나라에 돌아와서 살더라. 그리고 나중에 뉴스에 그런 거도 나오더라고. 원정출산엄마의 그 무한한 희생정신으로 애낳을 때 잠시 고생하면 나중에 국적선택의 자유가 주어진다더라?

그리고 가만히 지켜보니까 그런거 같더라. 그런 사람들은 보통 엄청나진 않아도 조금은 넉넉해 보였어. 20만원 짜리 코트 사주면서 삶의 보람을 느낄정도는 아니었던거지.
 
내가 사실 살아온 환경이 지극히 평범하고 소박해서 열등감 폭발하는 소리하는 건지도 몰라. 내가 배타성과 순혈주의에 찌들어 있나? 아니면 파시즘이야? 마녀사냥하고 있나? 열등감에 찌들어 있다고 하면 내 마지못해 수긍할 거 같긴한데, 파시즘이나 마녀사냥? 배타성과 순혈주의? 음, 잘 모르겠어. 내가 솔직하지 않은 사람인지도 모르지. 내가 타블로에 대해서 의혹을 제기하는 댓글을 단 적이 있기에 괜히 찔려서 이러는 건지도 몰라.

 


근데 걍 내 느낌은 그래. 각 개인사에 대해서 내가 다 알진 못하잖아. 어떤 사연들이 있어서 외국에 갈 수도 있고, 또 경우에 따라 외국 국적을 취득할 수도 있다고 생각해. 근데 문제는. 왜 자꾸 내 느낌엔, 이게 무슨 자격증 같이 느껴지는걸까. 귀족 자격증? 열외 자격증? 뭐 이딴거 같이 느껴져. 남자라면 당당히 군대 안가도 되고. 

의무에서 자유롭고 정치적인 권리같은 거 추구하지도 않아. 그들이 이 사회에서 추구하는건 딱 한가지 인거 같긴하다. "인간적인" 대우. 음. 언어적인 한계에 부딪혀, 좀 더 자세히 표현을 못하겠는데, 예의바르게 대해달라. 이런차원의 인간적인 요구를 하고 있어.
 
"마녀사냥 하지 말아주세요. 우리 가족들은 아주 고통스럽답니다."
 
아주 인간적인 선처를 바라고 있어. 아마 내가 베베 꼬인 인간이라서 그런걸꺼야?

나는 그냥 싫어. 우리나라에서 태어나서, 우리나라에서 어린시절을 보냈다고 지들 입으로 말하고, 우리나라에서 국제고를 들어가서, 어느날 갑자기 외국 사람이 되어 갑자기 나타나 우리나라에서 늙어갈 그들이 싫어. 의무도 지기 싫어하고 권리도 찾으려고 하지 않지만 돈은 많아 보이는 사람들이!!!

다시한번 말하지만, 세상만사 케바케(case by case)야. 진짜 인생이 이렇게 저렇게 하다보니 그렇게 되서 그런 사람들도 분명히 있을꺼야. 모든 사람들이 다 "자격증 취득" 하듯 다른 나라의 국적을 취득했다고 볼 순 없어. 부모님이 사업하러 가셨다 거기 눌러 살다보니 태어났고, 그리고 부모님의 나라에 용기있게 찾아와서 눌러 앉게 되는 경우도 왕왕 있을꺼야.

마녀사냥 하려는거 아니야. 난 그냥 이야기하고 싶어. 누구를 공격 하려는 의도보다는, 이런 언급 자체가 "마녀사냥"식이고 "파시즘"이니까 우리의 소재에서 홀랑 빼버리자. 이건 좀 아니지 않나 싶어. 그리고 가난한 사람들에게 약간의 한탄할 자유와 그 한탄을 들어줄만큼의 여유를 가지자. 우리가 왜 가진 사람들 변명해 줘야해. 난 그러기 싫더라. 내가 속까지 베베 꼬여서 이런건가.
 



그리고 마녀사냥이라는게 이런거 같다. 1년이 가도 전화문자 한통 안하는 삼촌이나 숙모가 명절때 이런말을 슬슬하지.
 
"너 결혼 언제하니."
"결혼안해?"
 
듣는 사람은 한명인데, 보는 사람마다 할말없으니까 안부라고 물어대는데. 묻는 사람은 스치듯 한번 묻는 거지만 듣는 사람 입장에선 그거 아니다 정말. 그 일년에 한번 듣는 그 말이 싫어서 어른들한테 인사도 하기 싫더라고.
나 이제 스물아홉이고, 그런 이야기 크게 많이 듣지도 않았는데 말이야.

외국국적이라는둥, 군대문제, 누가누가 사겼네 하는 가십거리들. 가치판단에 있어 참 쉬운 선택을 할 수 있을 거 같은 문제들이잖아. 적어도 사대강이나, 당연지정제폐지, 금산법 완화 보다는 어쨌든 훨씬 더 쉬운 주제들이야. 특별한 지식없이도 가벼운 생각에 한마디씩 내뱉을 수 있고.
 
누군가의 의견이 맞고 틀리고에 대한 관용도도 사람마다 다르고 정치문제에 비해서 비교적 폭넓은 관용도를 가지고 살아가는 관심거리가 아닌가 싶어. 그렇게 한마디 한마디가 쉽게 쌓이는 주제들. 나도 별 생각 없이 댓글 한 줄 달았는데 그게 알고보니 마녀사냥이 되어버렸어. 선정적인 제목낚시에 클릭질 한번 한 것. 특별히 악플도 아니었는데, 그냥 내 의견 한번 뱉어본건데, 그게 마녀사냥이 되어버린다. 그래. 물론 개중에는 취미가 악플다는 것인 사람들도 있지. 있을 수 있다구. 안그래?

우리는 좀 더 자유로워져야해. 물론 나부터 자유로워져야해. 어른들이 별 관심없이, 괜히 할말없으니 친한척하며 "결혼 언제하니" 라고 물어볼 때. 목구멍까지 "삼촌이 그렇게 물어볼 때마다 오기 생겨서 절대로 결혼안하겠다는 다짐을 하게된다" 라는 삐딱한 대답이 올라오지만. 뭐 그러려니. 정말 재미없는 대화구나 라며 "아, 네 뭐, 그렇네요" 라고 건성으로 대답해 버리는 쿨함이 필요할 때야. 그 쿨함이 나를 자유롭게 해줄 꺼라고.

폐륜녀니, 타블로, 그리고 마녀사냥이라고 기사에 한번씩 뜨는 주인공들에게 난 이런 이야기를 해주고 싶다. 음. 그래 "결혼하라"는 인삿말이 어찌 마녀사냥과 비교할 수 있겠어. 비교할 수 없지. 근데 그냥 그런 차원의 재미없는 대화로 인식을 하라고. 우리 모두는 일대다 대화에 익숙하지 않아. 그런 대화를 할 기회도 많이 없거니와 상대방은 나를 공격하는게 아닐지라도, 우리가 많은 사람들이 나를 향해 한마디씩 한다면 나는 위축되고 공격당하는 것처럼 느끼게 되겠지. 또 개중엔 미친욕설로 오바하는 사람이 있어서 날 더 위축시키겠지. 정말 화가나고 속상하고 짜증이 나고 죽을만큼 힘들수도 있겠지만.

대중이라는 건, 한 사람이 아니야. 대중이라고 누구 인격처럼 한 사람 이름인 것마냥 이야기 되지만, 너와 내가 있듯. 정말 다양한 개개인들의 한마디씩을 내뱉는 게 대중이야. 이렇게 지랄해서 그렇게 했더니 한쪽에서는 왜 그렇게 하느냐고 미친거 아니냐고 지랄해대는 거. 그게 대중이야. 일관성같은거도 원칙도 없어. 
 
그렇다고 나쁜것만은 아니야. 나름대로 위선적일 때도 있고, 실제로 선할 때도 있어. 참 희안한 거거든. 감동이라는 것도 사기라는 것도 다 그 안에 녹아있는 거고, 그런게 아닐까 싶어.

마지막으로 타블로에게 한마디 하고 싶다. 나는 타블로가 학교를 어디까지 나왔고 뭐가 진실인지는 잘 몰라. 근데, 당신은 지금 양치기 소년이야. 그래서 사람들이 그렇게 신나서 물어뜯는거야. 티비에서 한입으로 두말하는 당신 모습을 너무 많이 봐와서 이제는 진실을 이야기해도 사람들이 잘 안믿으려고 하는 것 뿐이야.
 
뭔 뻥을 쳤냐고? 타블로 옴니버스란 동영상이 있더라. 그들의 주장 중에는 억지로 갖다붙인 주장이 참 많긴하지만, 개중 일부는 당신의 구라가 뭔지 잘 보여주고 있어. 그도저도 아니라면, 인터뷰가 잘못 나간걸 수도 있는데 그 재미있는 인터뷰가 특별히 당신에게 마이너스가 되지 않았다 해서 "정정해달라고" 당신 의견 쎄우지 않았다는 건 그 역시나 당신 책임이라고 본다. 누가 내뻥 대신 쳐줄 때 적절히 말리지 않으면 당신이 뻥치는 거랑 똑같은거야.
 
마지막으로 한마디만 더 보태고 잘께. 훈수떠는 거 아니야. 우리엄마 생활신조는 이거다. "신용재산이다" 라고 말이야. 뭐 누구네 엄마는 "정직하게 살라"가 신조라고 하셨던가 그렇지만 우리엄마는 그렇다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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