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긁기ː

어머니의 투쟁: 홍대사태에 부쳐



 

[사회] 청소부 김씨, 그를 만날 때


2011. 01. 12. 수요일

데니크레인

 

 

먼저 이 영상부터 보시라. 먼 과거 일도 아니고 불과 3년 전, 쥐20 의장국에서 벌어진 일이다.

 

 

 

내가 사는 지역에 시청이 있어. (나는야 도시남자. 쿨럭) 그 시청 비정규직(주로 청소용역 아주머니들)투쟁이 얼마나 기가 막히는지 들어봐. 그 잘난 국회의원님들이 통과시킨 비정규직법 법안 중에 2년이 지나면 정규직으로 채용 어쩌구 하는 게 있지. 아마 들어는 봤을 껴. 그게 얼마나 기만적인 건지.

 

이 사례를 보믄 알어. 광주시청에 일하는 기계실, 경비실, 청소 등 대부분이 비정규직 용역업체야. 즉 일은 시청 내에서 하지만 그분들의 원소속은 다른 외부 용역업체인, 한마디로 파견노동자인 게지.

 

저 어머님들이 저리 몸부림 치며 버텨서 받으려 했던 월급이 얼만줄 알어? 70만원이야. 70만원. 700만원이 아닌, 한달 70만원 받는 일자리를 지키겠다고 저렇게 싸우신 거여. 누군가에겐 하룻밤 술값에 지나지 않을 금액 70만원.

 

그분들이 어떤 꼴을 당했는고 허니 2년에서 하루 남겨논 날,  23개월 29일째 날, 전원해고를 해버려. 70만원 받고 그 큰 건물(광주시청 와봤나? 남 부끄러울 정도로 큰 건물이야. 내가 지역내 민주당을 싫어하는 게, 그럴 수 밖에 없어. 피같은 오월투쟁의 성과를 공무원들이 시청 짓는데 발랐다고 생각하면. 아우. 전국에서 젤 가난한 지자체가 시청 건물은 젤 커. 시바)을 청소하며 휴게실도 없어서 청소도구 쌓아 놓는 창고방 같은 데서 맨바닥에서 밥 드시는걸 내 눈으로 똑똑히 본 기억이 있어.

 

그 어머니들에겐 70만원도 비싸단 건지. 아니지, 실은 정규직 전환을 안해주려는 편법을 쓴 거지만. 그 법을 만든 이들이 정치인들이니 그 정치인들을 지지하시는 양반들, 아즉도 비정규직은 남의 일이고 어쩔 수 없는 일이신가라?

 

영상에 이 어머니들 뒤에 안경 쓴 사람이 바로 내 선배여. 학창시절 나를 지도 해주었던, 그리고 지금도 백만원도 안되는 상근자 월급을 받으며 비정규직 조직과 투쟁을 위해 헌신하는, 내가 존경해마지 않는 선배. 내 여자동기와 십년이 넘게 연애하면서도 결혼식도 치루지 못한, 얼굴만 보면 송구한 선배 얼굴을 여기서 보다니. 나 자신이 더 없이 작아진다.

 

영상에서 크게 외치는 목소리, 마이크를 잡고 선동하는 사자후는 모두 선배의 음성이다. 실제 성격은 츤데레에 가까운 조용한 양반인데 이 사회는 저 얌전하고 조용한 양반을 저런 투사로 만드는 그런 사회다. 이래도 비정규직이 남의 일인가? 스스로에게 자문해 보시라.

 


사실 저 어머니들이 부르시는 '파업가'는 내가 가르쳐 드렸던 노래다. 처음
광주시청이 신청사로 옮기면서 시청 비정규직 노조가 만들어질 당시, 잠깐 시간 내서 저 선배를 도와준 적이 있었다. 저 어머님들이 무슨 투쟁가를 알겄나.

 

그래서 님을 위한 행진곡도 모르던 어머님들을 위해 대표적인 노래 몇곡 뽑아서 A4지에 복사해서 나눠주며 무반주로 저 노래를 가르켜주는 일. 그걸 선배가 날 시키는 게다. 이런. 그 파업가를 여기서 볼 줄이야.

 

집회에 오시는 것도 어색해하셔서 직접 손을 잡고 첨엔 서너분씩 모시고 참석한 집회, 거기서 님을 위한 행진곡을 부를 때 손을 올리는 것도 어색하다며 무쟈게 쑥스러워 하시던 어머니들, 무엇이 저 어머니들을 저런 투사로 만들었을까.

 

영상에 나오는 아버님은 그당시 초대 노조지부장이시다.  몇분 어머님들은 낯이 익은 분들이다. 영상에서 다시 뵈니 살짝 울컥.

 


어이. 홍대 총학생회 동상들.
머시라? 외부세력? 외에부우세에력? 참 기가 막히고 코가 에린다. 저 어머니들이 추운 겨울 길거리에 내앉았을 때, 그 외부세력(?)이 아니었음 어찌됐겄냐? 누구 하나 저분들 편 들어주지 않고 그 잘난 니네 학내세력들이 외면할 때 외부세력 마저 침묵하고 외면해야 옳냐? 그것이 너네들이 환장하는 공정사회냐?

 

저 투쟁이 3년을 끌었을 때 '함께하는 우리'대신 싸워준 저 외부세력들이 없었담 저 어머니들이 버틸 수 있었을거 같냐? 니네 그 잘난 학내세력이 졸업하고 과연 저런 분들 기억이나 하겄냐? 니네 그 같잖은 총학생회 잘 들어라.

 

저 다음 차례는 바로 느그들 차례란 거. 니네 목아지는 무슨 금테라도 두른 줄 아냐. 이 살벌한 신자유주의 하에선 그 누구도 열외란 없단 거. 자랑스런 홍대 이름에 똥칠을 하신 참 훌륭하신 총학생회님들, 아시것쑤?

 

공정사회? 쥐20 의장국 국격? 다 족구하라구해라. 진보가 머 하냐고? 이런거 한다, 어쩔래? 진보를 3프로라고 비웃는 자들, 이래도 웃음이 나오냐. 이래도 진보는 잘난척만 한단 소리가 나오냐? 앙?

 

학창시절 나의 무수한 별명 중 하나는 '청소부 김씨'였다(나는야 원조 김별명). 제대하고 방구석에서 뒹굴다 적응 겸 학교에 나와 학생회실을 죽쳤는데 이건 머, 당시만해도 학생회실은 흡연실이나 다름 없었다. 게다가 울과는 공대 머스마들이 청소 하는 건 1년에 한번? 신입생 들어올 때쯤, 그때뿐이다.

 

그래서 날마다 아침에 젤 먼저 나와서(복학도 안한, 엄밀히 말함 난 외부세력인 게지)쓸고 닦고 했다. 그래도 딱 학생회실과 그 문 입구까지만 청소하지 절대 복도까진 하지 않았다. 왜냐면 일종의 영역침범(?)이랄까, 우리가 넘 바지런을 떨어서 학내청소를 학생들이 다 해버리믄 청소노동자 어머니들 일자리가 없어지는 게다. 그래서였다.

 

그렇게 부시럭 대고 있음 한두명씩 1학년, 2학년들이 들어온다. 선배가 하고 있는데 지들이 놀수야 있나. 안시켜도 자동. 밀대 빨러 튀어간다. 그렇게 한바탕 청소를 하고나서 모닝 씨가레또(이땐 나도 흡연자였음)한모금 빨고 기타 잡고 뽑던 노래. 천지인의 '청소부 김씨 그를 만날때'. 그렇게 방학내내 청소팀(?)이 결성되어 학생회실 청소를 하자 난 어느새 청소부 김씨가 되있었다. 머, 그 노래를 많이 부르기도 했고.

 

내가 사례 몇개 들어주지.

 


IMF 당시였다. 내가 사는 지역 내, 거의 유일한 대기업이 넘어가고 대량 정리해고의 칼바람이
휘날릴 때, 학교엔 위학번 선배들이 서명용지를 들고 학내를 뛰어다니고 있었다. 사연인 즉, 92학번 동기 선배가 정리해고 되게 생겼으니 서명이라도 해서 사측에 전달해보겠다, 머 그런거였다. 물론 서명을 했으나 기분이 매우 맬랑꼬리 혔다.

 

왠고허니 그 당사자 선배는 학창시절 운동권 욕을 하며 공부 열씸히 해서 자기 갈길 가는 게 장땡이지, 쓸데 없이 데모니 투쟁이니 그런 건 나서기 좋아하는 애들이나 하는거다, 머 이러던 졸 반동적인 관점의 소유자였기 때문이다.

 

그런 선배가 자신이 정리해고 될 처지가 되자 후배들 앞장 세워(머 말은 자발적이다 하지만)서명용지를 들이밀다니, 학창시절엔 그렇게 사회의식과 약자와의 연대에 대해 투미하던 그 선배가 막상 그게 자신의 발등에 떨어진 자기 문제가 되었을 때, 과연 어떤 관점을 갖고 있는지, 그래도 자기 일만 하믄 되고 자기 앞길만 탄탄하면 되는지, 정말이지 눈을 마주하며 묻고 싶었다.

  

흔히들 하는 착각이 비정규직? 그거 대기업 못들어가고 열심히 안해서 되는거 아냐? 머 이런게다. 졸 웃긴 소리 마시라 울나라에 정규직이 얼마나 된다고 그러시나.

 

사례 하나 더 야그해줄까라. 내 친구넘은 하**통신을 댕겼어. 근데 여기 들어간 것도 졸 웃겼지만(나보다 더 놈팽이였거덩)그넘보다 훨신 스펙 좋은 바로위 91, 92선배들이 드림**이란 회사를 댕겼는디 내친구 넘이 첨에 지원했다가 떨어진 회사가 바로 여기다.

 

근데 졸 웃긴건 난중에 인수합병이 됨서 드***은 하**통신에 합병이 된게다. 즉 하**통신이 갑인게다. 이때 드림**에 댕기던 울 선배들 구조조정으로 다 짤렸다. 근데 완전 토 나오는 게 머냐믄, 이당시 하**통신에서 고용승계를 적극적으로 반대했던 쉐이들이 사측이 아니라 바로 하**통신 노조들이었다는 거다. 이유인 즉슨, 드림**쪽에 인재들을 수용하면 언제고 자신의 밥줄을 위협할 수 있고 성과급이라든지 파이가 줄어든다, 머 그런 논리였다.

  

세월은 흘러흘러 아시다시피 하**통신은 SK*****에 합병되었다. 그리고 들리는 구조조정 소식. 이 어찌 아이러니가 아닐쏘냐. 그때 그 고용승계를 반대했던 쉐리들은 어찌 되었을까? 구조조정 칼바람이 자신의 목은 피할 줄, 천년만년 무탈할줄 알았을까? 글쎄.

  

이렇듯 구조조정이나 고용승계, 해고, 비정규직 문제는 남의 나라 먼 별나라 야그가 아니다. 언제든 누구든 내일 당장이라도 자신에게 닥칠수 있는 문제다. 자영업자라고 영향 안받을 거 같나? 사람들이 할 거 없음 젤 먼저 하는 게 창업이다.

 

즉, 나비효과처럼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는 게 오늘날 우리가 사는 세상이다. 나만은, 1프로 속으로 틈입할수 있겠지 하며 오늘도 미몽에 젖어 단꿈들을 꾸고 계신가? 성공신화, 무슨 대박스토리 그런 거에 나만은, 나만되면 돼, 이러고 계신가?

 

그런 건 불가능하단 걸 알아야한다. 남을 짓밟고 타인의 고통을 외면하며 누리는 돈의 행복, 그건 언제고 모래성처럼 무너져 내릴 수 있는 허약한 것이다. 당신에겐 그런 일이 없을꺼라 자부하시나?

  

홍익대 청소노동자들을 학교가 대량해고 하니 총학생회란 쉐리들이 한단 소리가 공부에 방해되니 학교 밖으로 나가주란다. 공부? 공부? 콱~ 아주그냥. 청소노동자들땜에 니들이 취업을 못한다 이거냐. 아주 지랄을 하세요.

 

내가 학교 다닐 땐말여. 도서관 앞에서 집회 맨날 하고 그랬어. 그것도 엠프 빵빵하게 틀며 쩌렁쩌렁 울리도록 말여. 그때 대학생들 중에 어느 누구도 공부해야되니 딴데 가서 해라, 감히 이러질 못했지. 왜냐고? 간단혀.

 


그 투쟁이 가진 정당성을 알기에 비록 함께 참여친 못해도 조그만 불편을 감수한다고 할지라도,
구성원으로서 양해할 그 정도의 양심은 있었던 게지.

 

홍익대 총학아. 대학의 주인은 누구냐? 교수, 교직원, 학생 아니더냐. 맞지?

그럼 청소노동자분들은 교직원이냐 아니냐. 무슨 뜨네기 잡상인이더냐. 그분들이? 니네 어머니일 수도 있고 니네 옆집 사람일 수도 있어. 알어? 이것들아.

 

내가 다니던 대학에서도 과거에 학내비정규직(청소용역이나 경비용역등)투쟁이 있었어. 글케 오래전 일도 아니야. 몇년전 일이야. 근데 그때 어느 한놈 감히 시끄러우니 나가달라거나 외부세력이 어쩌구 하는 새끼는 내가 본적이 없다.

 

학내에서 젤 많은 이들이 오가는 도서관과 학생회관 사이에서 서명용지 놓고 날마다 엠프 켜고 집회해도 고생하신다고 힘내시라고 하는 건 숱하게 봤지만 외부세력이 어쩌구 하는 소리는 들은 적이 없단다.

 

무시기 외부세력? 아주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힌다. 그래, 니네 눈엔 식칼테러 당하면서 노동조합 건설했던 이들이 연대투쟁하믄 다 외부세력이랑 결탁한거지. 어째 마니 들어본 소리다 그치? 제3자 개입금지 말여.

 

외부세력이 글케 싫음서 토익강의는 머 미쳤다고 하며 외부 시간강사는 왜 쓴다니? 정규직 교수와 학생만 학교의 주인이잖아. 니네 알량한 생각엔 말여. 그치?

 

니네 막말로 낼 당장 홍익대 모든 비정규직이 일손을 멈추믄 먼 사태가 벌어지는지 알려줘? 기계실 노동자가 전력만 끊어도 니넨 컴컴한 강의실에서 계절학기 받음서 히터도 없이 벌벌 떨어야돼. 그것만 있게. 밥은? 니네 밥 맹글어주는 아주머니들, 그분들 다 비정규직이야.

 

앞으로 도시락 싸가지고 댕김서 살껴? 주차관리나 경비원 분들 그외 학교곳곳에 니네가 눈 마주치는 거의 대부분의 교직원분들이 비정규직이란 거, 니넨 알고 외부세력 타령이니?

 

항상 하는 야그지만 국산말로 할때 새겨들어라.

 

"누구나 약자(소수)가 될 수 있다. 그게 바로 당신일 수도 있어."

 

그때도 외부세력이 어쩌네 할끼냐? 내가 마틴 니뮐러 횽아 야그 다시 꺼내줘? 니네 곁에 아무도 남지않아 니 발등에 불이 떨어졌을 때, 그 때, 왜 아무도 안도와주냐고 외칠꺼냐?

 

공부도 좋고 성공도 좋고 공정사회 머시기도 다 좋은데. 먼저 인간이 되거라 잉. 알겄냐.

 

딴지사회부 데니크레인
    원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