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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동북아 외교매치 평점 : 기쁜소식! 대란민국이 꼴찌가 아니었다!!


 

[신년특집] 2010동북아 외교매치 평점


2011.01.12.수요일

아외로워

 

 

 


 

우선 소녀시대의 'Oh!'가 2010 KBS 가요대축제에서 '최고의 인기가요상'을 수상한 것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이번 상은 'Oh!'가 내포하고 있는 양자역학적 의미들이 대중과 평론가들에게 인정받았다는 면에서 매우 뜻깊다 하겠다. (관련 글 보기)

 

자 그럼 본론으로 들어가자.


저번글에서 우리는 한반도 주변국들의 정세에 대해서 살짝 살펴보았다. (관련 글 보기) 이제 다사다난했던 2010년이 지나고 2011년이 되었으니 지난 한 해 동북아 각국이 어떻게 외교농사를 지었는지 한 번 살펴볼 차례다. 순서는 평점 높은 순서다. 참고로 다행히 대한민국이 꼴찌는 아니다. 



1.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 9점 : 경기를 지배했다

 


거참 나라이름도 길다. 국가의 수반이 '어버이' 로 지칭되는, 진정한 의미의 국'가(家)' 인 이 나라는 어찌보면 유교적인 전제정치를 가장 훌륭하게 현대화 한 것으로 보인다. 물론 남한도 다를 것은 없다. 주식회사의 3대세습이라는 경악할만한 사건이 밥먹듯이 일어나니까.


어쨌든 이런 세습이 정당화되는 정치체제는 왕이나 황제의 전제정치밖에 없다. 사우디나 레바논에서 3대가 세습하든 30대가 세습하든 누가 무슨 상관이나 하던가. 그런데 문제는 북조선이 국호 그대로 '민주주의' 공화국이며, 전제적 구습을 배격하는 '공산주의'에 기반한 국가라는데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인터네셔널이 어쩌고 저쩌고 노래를 불러쌌는 빨갱이놈들이라 할지라도 건국 태조로부터 이어지는 3대세습을 달가워할 나라는 없다. 하물며 공산당의 세상이 저물고, 남아있는 빨갱이들도 순수 빨강이 없는 이런 세상에서는 걔들끼리도 왕따시키기 참 좋은 구실이다. 어디 그뿐인가. 북한의 이념교육이 아무리 투철해도 체제 내에서 스멀스멀 기어올라오는 불만을 잠재우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런 상황에서 김정은에게 가업을 확실하게 물려주기 위해서는 외부의 지원이 필수적이다. 내적인 정당성을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에 외부에서 정당성을 끌어와야 하는 것이다. 어디서 끌어와야 할까?


당연히 중국이다. 러시아는 한반도 정세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기에는 너무 약하다. 북한이 비빌 언덕은 지금 중국밖에 없다. 그런데 문제는 중국도 북한을 별로 안좋아한다는 것이다. 일단 정권 3대 세습이라는 모양새가 너무 엽기적일 뿐더러, 북한 이놈들이 또라이 까는 덕분에 중국이 동북아에 끼칠 수 있는 영향력이 제한되기 때문이다. 무슨 말이냐면, 북한이 있기 때문에 동북아의 미군이 정당화 되고, 또 태평양 함대의 항모들이 베이징을 사정거리에 둘 정도로 접근해도 별로 할 말이 없게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요즘 중국은 북한에 좀 섭섭하게 했드랬다. 뭐 이런 저런 일들이 있었지만 하나같이 3대 세습에 대한 압박의 일환이 아니었나 싶은 생각이 있다. 미국이 전술핵 어쩌구 했을 때도 별 반응 없었고, 천안함때도 왠지 뜨뜻미지근한 반응이었다. 북한은 중국이 자기네 가업에 부정적인 생각을 가졌다는 느낌을 받았을 수 있다.


북한의 노림수는 다음과 같았다. 미국은 여러 개의 전쟁을 겪고 있을 뿐 아니라 전쟁에 대한 국내 여론도 좋지 않다. 무엇보다 제아무리 미국이라 해도 전쟁을 일으키기에는 집안 사정이 넉넉치 못하다. 따라서 미국이 즉각 전쟁을 일으킬 가능성은 적다. 대한민국은 전작권도 없는 븅신이니, 대응 폭격이라도 할라치면 대한민국은 상황에 대한 개입 가능성을 완전하게 잃게 된다. 대한민국 정부는 그런 상황을 원치 않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 연평도 정도에다가 과감하고 충격적인 대포 공격이라도 한다면? 한-미 연합군이 밀고 올라와 전면전이 일어날 가능성은 극히 낮다. 그러나 미국은 이번 사건을 핑계로 어떤 식으로든 군사적 행동을 하게 될 것이다. 이건 이후에도 언급하겠지만, 현직 챔피언 미국과 떠오르는 도전자 중국 사이에 피말리는 포석싸움을 야기할 거라는 뜻이다. 이것 역시 나중에 언급하겠지만 미국과 중국의 힘겨루기에서 부담스러운 쪽은 중국이 될 것이다.


한 마디로, 북한이 진정으로 노렸던 것은 중국을 압박해서 자기들 유교정권을 지지하도록 하는 것이었다. 중국을 압박(혹은 협박)하는 최고의 카드는 지들이 또라이를 까서 미국을 끌어들이는 것이었다. 북한은 전쟁을 전제로한 도박을 한 것이었고, 갸들의 수읽기는 절묘하게 맞아들어갔다. 결국 전쟁은 나지 않았고 조-중 관계의 주도권은 북조선이 가져갔다.

 


 

 

2. 유나이티드 스테이츠 오브 엄메리카 - 7점 : 위협적이었다.

 


놀스 코리아의 노림수가 맞아 떨어지기 위해서는 유에스에이가 무지막지하게 위협적이지만, 그렇다고 주저없이 전쟁을 일으킬 만큼 위력적이지는 않아야 했다. 미국은 엄청난 군사적 위력으로 동북아의 빨갱이들을 공포에 떨게 했지만, 이는 북조선애들이 계산한 수준이었다.


연평도 사건으로 무엇이 달라졌을까? 미국은 작년 7월, 북한을 가상한(이라고 쓰고 '중국을 겨냥한' 이라고 읽는)미-일-한 연합훈련을 펼쳤다. 원래는 천안함 사건이 발발한 서해에서 하려고 했지만, 중국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면서 결국 동해에서 훈련이 펼쳐졌다. 


그러다 연평도 사건이 터지고, 지금으로부터 두 달 전에 미국은 아무런 부담 없이 서해에 항모를 끌고 와서 훈련을 했다. 역시나 '북한을 가상한' 위력적인 훈련이었다. 


동해와 서해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참고로 한반도는 존만하기 때문에 북한만 노린다면 항모가 동해로 갈지 서해로 갈지 고민할 필요가 없다. 한반도 상황에 투입되는 조지워싱턴함은 니미츠 급으로 F/A-18 E/F 가 5~60대 정도 실린다. 이 비행기는 스팩상 550Km반경에 대한 작전을 수행할 수 있기 때문에 동해에서 뜨나 서해에서 뜨나 북한 전 지역을 폭격하는데 무리가 없다.

 

조지 워싱턴 호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서해로 가고싶어했던 이유는 서해에 항모를 가져다 놓으면 중국의 대도시 텐진이 작전반경에 들어오기 때문이다. 텐진은 베이징의 외항 역할을 하는 도시이고, 항모를 조금만 더 들이대면 베이징 까지도 사거리에 들어온다.


현대전에서 항모, 특히 핵항모를 운용할 수 있는 나라는 세계를 자기 집 앞마당처럼 누비는 초강대국이나, 초강대국 흉내를 내고싶어하는 강대국 뿐이다.(그게 미국과 프랑스라고는 말하지는 않겠다) 우리나라가 항모 만들어야 된다는 주장을 하는 일부 철없는 밀덕들이 있는데, 이것은 4대강을 능가하는 개삽질이라는 것이 나의 주장이다. 우리나라는 먼 나라에 원정 갈 일도 없고, 갈 능력도 없다. 지역 분쟁에 전투기가 필요하면 항모가 아니라 청주공항에서 뜨면 그만이다. 이제 연안해군 소리 안들어 보려고 노력하는 해군에 항모가 있으면 개전 1초만에 침몰당할거다.

 

따라서 핵항모를 가졌다는 것은 곧 '내가 좀 잘나가' 라는 뜻이고, '우리집은 산삼으로 김장해' 와 비슷한 의미이며, '심심하면 한번 맞아볼래?' 와도 동일한 뜻을 가진다. 


즉 미국이 '북한을 가상해서' 한 모든 훈련은 사실 중국을 압박하기 위한 무력시위였다고 볼 수 있겠다. 북한이 대포를 쐈네 마네 하는 걸로 지지고 볶는 사람들은 뭐가 뭔지 모르는 불쌍한 백성들 뿐이다. 북한을 둘러싼 강대국들은 이 사건을 헤게모니 시프트라는 대승적인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미국은 금융, 무역, 군사, 석유 등 모든 분야에서 중국과 충돌하고 있다. 따라서 중국이 크지 못하게, 혹은 크는 속도가 최소한으로 줄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가장 좋은 방식은 전투기의 작전반경 이내에 베이징을 두는 것이고, 이런 목표를 이룰 수 있게 만드는 최고의 구실은 북한이다.


미국은 북한의 연평도 공격을 통해서 중국을 강하게 압박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얻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북한의 군사도발에 즉각적이고 전면적인 개입을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입증하기도 했다. 대한민국군과 마찬가지로 주한미군 역시 연평도 포격에 침묵했다. 미국은 비록 강하고, 또 강한 이상으로 강한 척 하지만 사실 군사행동에 적지 않은 부담을 느끼고 있었다.

 


3. 일본 - 6점 : 좋은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일본은 이번에 전쟁이 났으면 대박이 날 뻔했다. 평화헌법 개정하고 재무장 하고 군수품 팔고 해서 90년대 이후로 경제 삽 푸던거 단번에 다 만회할 뻔 했다. 물론 일본이 개전을 유도할만한 명분이나 능력이 있었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그러나 눈앞에 엄청 좋은 기회가 있었는데 조심스러워 하다가 날려버린 것은 조금 아쉽다(?)


내가 아는 일본은 이런 기회에 가능한 모든 야비한 수를 동원해서 원하는 바는 이루어내는 나라였는데 의외로 이간질을 많이 하지 않았다. 너무 조용해서 뭔가 다른 꿍꿍이가 있는 것은 아닌가 싶을 정도다.

 


4. 중화인민공화국 - 5.5점 : 주도권을 완전히 잃었다.


연말에 이런 기사가 있었다.

 

 

 

뭐 대충 이런 기사다. 내용을 요약하자면 중국이 사거리 2000Km정도의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대함용으로 개조해서 조만간 실전배치하게 될 것 같다는 것이다. 이 소식의 소스는 로버트 월러드 미 태평양 함대 사령관이다.


밀덕들의 밀덕같은 기나긴 이야기들이 있는데, 아주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항공모함은 모든 것을 다 가진자의 공격용 무기이고, 대함미사일은 많이 덜 가진자의 강력한 방어용 무기이다.


미국은 중국의 턱밑에 항공모함을 들이대고, 중국은 강력한 대함미사일을 가졌다. 정리하자면 미-중 관계에서 중국은 약자다. 이번에 스텔스기를 개발했어 어쩌네 하고, 2014년에는 핵항모도 취역시킬 예정이지만 여전히 미국에 비하자면 약자일 뿐이다. 


그래도 중국은 차세대 슈퍼파워로서 제3세계와 동북아 주변국들에 응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싶어한다. 실제로 중앙아시아나 동남아시아에서 중국의 영향력은 이미 거의 종주권에 가까운 수준으로 올라갔다. 중국은 카자흐스탄의 석유를 끌어올 파이프라인을 구상할 정도로 주변국에 대한 통제권을 가지고 있다.

 

차이나 파워의 한 예(편집부 주)

그런데 이런 중국이 만년 따까리인줄만 알았던 북한한테 질질 끌려다녔다. 북한이 또라이를 까서 미군이 올라오면 중국은 한반도에서의 주도권을 완전히 상실할 뿐 아니라 턱밑에 미군을 두게 되어 지정학적으로 심각한 압박을 받을 수 밖에 없다. 


북조선이 중국에 또라이를 까는 이유는 분명하다. 아까도 말했듯 3대 세습에 대한 지원이 가장 중요한 이유이며, 추가적으로 장기적인 외교상황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것이다. 


북한이 또라이짓을 하는것은 중국에게 '같이 좃대보자' 라고 말하는 것과 비슷한데, 어찌보면 냉전의 메커니즘과 비슷하다. 소련이 미국에 한참 모자란 군사력을 만회하기 위해 핵무기를 통한 MAD(Mutual Assured Destruction)를 활용했던 것과 같이, 북한도 중국에게 약자가 가진 최고의 외교무기 '나땜에 좃대볼래' 카드를 쓴 것이다.


중국이 참 불쌍한게 북한이 또라이짓 한거 뒷수습 하는 과정이 참 모냥빠지는 것이었다. 우리나라 키보드 워리어들은 중국이 북한편을 든다면서 짱개가 어쩌고 저쩌고 욕을 해대던데, 냉정하게 생각하면 중국이 진짜 불쌍한거다. 북한이랑 미국이랑한테 완전 개털렸달까? 


그나마 동북아의 중요 플레이어로서의 역할 정도는 했으니 다행?



5. 러시아 연방 - 5점 : 내 그럴줄 알았다

 

 

연평도 사건 터지니까 좀 있다가 북한 까는 성명 내더라? 이기는 쪽에 붙어서 패하지 않는다는 러시아의 외교노선이 명백하게 드러났다 하겠다. 이렇게 맹한 놈들도 한반도 유사시에는 뭐라도 끌고 들어와서 숟가락을 들이댈 거라는 생각을 하면 참 열불이 터진다.


그래도 지들 일도 아닌데 이만큼 간섭하는 것도 어찌보면 성의있는 거지.



6. 대한민국 - 4점 : 피치에서 존재감이 없었다

 


작년 말에 동북아에서 있었던 일련의 사건들은 대한민국을 빼고 서술해도 크게 무리가 없다. 유일한 전사상자를 냈다는 것 말고는 한 일이 없다. 대응을 적절한 강도로 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외교적으로 뭔가를 보여주지도 못했다. 그저 미군의 몸빵부대이자, 미군 개입의 교두보 역할에만 충실했다.


진짜 매번 하는 말이지만 우리나라 전작권 환수해야 한다. 이기든 지든간에 북진통일 한답시고 탱크 끌고 휴전선 넘을 능력은 있어야 하는거 아닌가? 진짜 전쟁을 하지 않는다 해도 그럴 능력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은 다르다. 우리가 또라이를 까서 미국을 긴장시킬 수는 없는 걸까? 북한이 중국에 그랬던 것 처럼 말이다.


미국하고 친하게 지내는 것도 정도것 해야지, 청승맞게 해달란거 다해주고, 구차하게 매달리고, 불평불만도 안하고, 억울해도 참고 살면 재미없어서 바람핀다. 우리도 밀땅좀 해보자 아오진짜 빡쳐서.


그리고 6자회담 이야기 오고가던데 그런데서라도 주도권을 잡아야 하는거 아닌가? 미국느님께서 해주실때가지 기다리기만 하고 우리는 도대체 뭘 하는건지 모르겠어. 하긴 전작권도 없으니 무슨 말을해도 먹히길 하겠어?


물론 대한민국보다 동북아 외교를 더 못한 나라들도 있기는 하지.



7. 아이티 - 4점 : 피치에서 존재감이 없었다


8. 적도기니 - 4점 : 피치에서 존재감이 없었다


9. 짐바브웨 - 4점 : 피치에서 존재감이 없었다


10. 그린란드 - 4점 : 피치에서 존재감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