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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 없는 사이버 세상, 질주하는 게임산업


〈차세대 성장산업 전망〉 불황 없는 사이버 세상, 질주하는 게임산업
2008년 12월 10일 / 삼성

전 세계적으로 불어 닥친 경제 한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게임산업이 꿋꿋이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게임산업은 향후 지속적인 성장을 받쳐 줄 신성장동력이다. 정부에서도 게임산업을 차세대 핵심 분야로 육성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2003년 게임산업 육성을 위한 1차 중장기 계획을 추진한 데 이어 최근 2차 중장기 계획도 마련했다. 그만큼 게임산업이 문화콘텐츠 산업 가운데 차지하는 비중이 크고, 성장 가능성도 높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은 온라인게임 강국

국내 게임산업은 2001년부터 연평균 10%가 넘는 고도성장을 거듭해 왔다. 국내 게임시장 규모는 지난해 전년 대비 31%가 줄어들었음에도 5조 원이 넘는 시장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수출 규모도 7억 8,000만 달러로 영화산업의 27.5배에 달하는 규모다. 지난 2006년에는 7조 4,500억 원 규모를 형성했다. 영화시장의 두 배, 음악시장의 약 세 배에 달하는 규모다. 막강한 초고속인터넷 인프라와 폭넓은 PC방 문화를 바탕으로 대한민국의 온라인게임은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하지만 국내 게임산업은 온라인게임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다는 점이 강점이자 최대 약점이다. 플랫폼별로 보면 국내 게임시장에서 온라인게임이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75%(2007년 기준)에 이른다. 반면 세계시장에서 대세를 이루고 있는 비디오게임은 국내에서는 14%를 점유하는 데 그치고 있다.

특히 지난 2005년까지만 해도 33.8%를 점유했던 아케이드게임은 <바다이야기> 파문이 인 2006년에 24.3%로 낮아진 데 이어 지난해에는 1.2%로 몰락하고 말았다. 모바일게임은 8.45%, PC게임은 1.2% 수준에 머물고 있다.

 


세계시장은 비디오게임이 대세

세계 게임시장의 매출은 2007년 기준 923억 달러로 2006년 대비 22.3%가 성장했다. 플랫폼별로는 비디오게임이 지난해 450억 달러 규모로 2006년 대비 47.9% 성장하면서 아케이드게임을 제치고 가장 큰 시장으로 부상했다. 닌텐도 <위>를 비롯한 차세대 콘솔(비디오) 게임기 출시 영향이 컸다.

아케이드게임은 2007년 기준 약 327억 달러 규모의 시장을 형성했으며 2005년 이래 다소 침체 경향을 보이고 있다. 온라인게임시장은 2007년 약 70억 달러의 규모를 형성하며 전년대비 24.7% 성장세를 보였다. 2009년에는 29%의 성장세를 보이며 시장 규모는 약 9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모바일게임 역시 지속적인 고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07년 46억 달러에서 오는 2010년에는 약 76억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수출액은 증가, 하지만 수출 증가율은 둔화

우리나라 게임 수출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2006년 6억 7,000만 달러를 수출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7억 8,000만 달러에 이르는 수출 기록을 올렸다. 이는 전체 문화콘텐츠 수출의 약 50%를 차지하는 수치다. 현재 약 220개의 온라인게임이 전 세계 70여 개국에서 서비스되고 있으며, 이를 이용하는 이용자 수는 약 4억 명에 달한다.

아쉬운 점은 수출 증가율이 점차 둔화되고 있는 점이다. 지난 2004년 124.4%에 이르던 수출 증가율은 2005년 45.6%로 줄더니 2006년에는 19%, 지난해에는 16.2%로 크게 낮아졌다. 이에 따라 세계시장에서의 국산게임 점유율도 하강 곡선을 그리는 중이다. 2005년 10.2%에 이르던 국산게임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3.5%로 떨어졌다. 특히 중국시장에서는 2003년 90%에 육박하던 점유율이 2006년에는 40% 이하로 하락했다.


2004년 이후 온라인게임도 주춤

우리의 텃밭으로 자부해 온 온라인게임 분야에 부는 변화의 바람도 예사롭지 않다. 2004년 이후 이렇다 할 국산 대작이 나오지 못하면서 온라인게임 강국의 위상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안방인 국내시장에서조차 다중접속온라인롤플레잉게임(MMORPG) 분야에서 1위 자리를 미국 블리자드사의 <월드오브워크래프트>(이하 와우)에 내줬다. 여기에 한때 국산게임의 90%에 육박하는 시장점유율을 기록하며 황금어장으로 부상했던 중국이 온라인게임 분야에서 무섭게 추격해 오면서 국내 기업들의 발목을 붙잡고 있다.

특히 2004년 이후에는 중국 샨다가 국내 기업인 액토즈소프트를 인수했고, 일본 소프트뱅크는 그라비티를 인수하는 등 외국 기업의 국내 업체 인수·합병도 속속 이어졌다. 이에 국내 게임산업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엔씨소프트가 5년간의 침묵을 깨고 내놓은 <아이온>에 대한 기대는 그래서 더욱 크다. 그동안 블리자드의 <와우>에 밀린 국산 온라인게임의 자존심을 되찾아 달라는 기대다. 출발은 좋다. 온라인게임 오픈 사상 가장 많은 20만 명의 동시 접속자 수를 기록한 데 이어 불과 2주만에 상용화를 단행했음에도 15만 명 이상의 유저가 게임을 즐기고 있다. 이는 물론 비슷한 시기에 확장팩을 내놓은 <와우>를 뛰어넘는 수치다.


부작용 해소와 차세대 게임시장 선점이 관건

이같은 외부적 요인뿐 아니라 내부적으로도 국내 게임산업의 성장을 가로막는 걸림돌은 산재해 있다.그 가운데 가장 크게 부각되고 있는 것은 게임중독 및 아이템 현금거래 등 게임과 관련, 가시지 않고 있는 부정적인 사회 인식이다. 걸핏하면 사행성과 중독 등을 이유로 게임산업에 대한 규제법안이 거론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게임 플랫폼을 온라인게임 위주에서 아케이드나 콘솔·모바일 등으로 다변화해야 한다는 점도 풀어야 할 숙제다. 국내 게임산업은 너무 온라인게임에만 매몰돼 있어 빠르게 변해가는 기술 및 환경의 변화에 대처하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이에 정부에서도 향후 5년간 국고 2,500억 원을 포함해 총 3,500억 원을 투입, 세계 3대 게임강국에 진입하겠다는 내용의 게임산업 육성을 위한 중장기 계획을 마련하면서 이같은 내용을 첨가했다. 차세대 게임 제작기반을 조성하고, 미래형 창의적 인력과 선도 기술의 확보는 물론 게임문화 가치를 창조하는 데 무게를 두겠다는 것 등이다.

특히 글로벌게임 허브센터를 이용한 다중 플랫폼 게임 개발을 위한 인프라 및 기술 지원과 첨단기술의 발전과 융합 트렌드에 발맞춰 기능성 게임을 비롯한 차세대 게임 개발에 본격적인 투자를 하겠다는 내용은 앞으로 눈여겨볼 만한 부분이다.

정부는 또 게임법의 명칭을 ‘게임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에서 ‘게임문화 및 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로 변경하는 동시에 내년을 ‘게임 리터러시(Game Literacy)'의 원년으로 삼기로 했다. 이는 앞으로 단순한 게임산업 진흥이 아닌 건전한 게임문화 정착을 동반한 산업 진흥을 꾀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 김순기 / 전자신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