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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아진 소비자의 눈, 꾸준한 아트마케팅으로 사로잡아라!



높아진 소비자의 눈, 꾸준한 아트마케팅으로 사로잡아라!
2008년 7월 30일 / 삼성

요즘 최고의 비즈니스 아이템은 ‘아트'다. 아트와 비즈니스가 만났다는 것은, 유명 아티스트의 작품을 감상하기 위해 미술관으로 달려갈 필요가 없다는 것, 또 아트도 소비의 대상이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때문에 “아트는 최후의 럭셔리”라고 한 <앤디 워홀 손안에 넣기>의 저자 리처드 폴스키의 말처럼 이제 아트마케팅은 자연스러운 수순으로 보인다.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 이 시대의 기업이 가야 할 길, 끊임없이 진화하는 아트마케팅이 그 이정표가 되어 줄 것이다. 


품질은 기본, 이제는 '품격'이 중요하다

기업과 예술의 만남은 이제 더 이상 새로운 일이 아니다. 명품에서부터 생활 소비재까지 아티스트 혹은 디자이너와의 협업을 통한 제품 출시는 기본이며, 각종 이벤트와 광고ㆍ건축ㆍ영화제작에 이르기까지 그 방법 또한 무척 다양해졌다. '아트마케팅'이란 한마디로 예술 인프라를 활용해 기업과 브랜드의 이미지를 높이는 일련의 감성마케팅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성능 좋은 상품이 넘쳐 나는 세상이 되자 사람들은 품질뿐만 아니라 품격 역시 따지게 되었고, 기업은 브랜드의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부각하는 마케팅이 필요하게 되었다. 아티젠(Arty Generation, 감각세대) 같은 예술적 디자인을 선호하는 소비자군의 등극도 한몫했다.

게다가 아티스트의 명성을 빌리게 되면 단번에 이미지를 업그레이드하는 것은 물론이려니와 판매를 촉진하는 직접적인 마케팅 효과까지 볼 수 있다. 실제로 '아티스트 에디션'이란 이름을 달고 나오는 제품은 보통 것보다 더 비싸다.


아트마케팅으로 브랜드 이미지 차별화, "우리는 다르다"

▣ 명품 건축물로 도시의 랜드마크가 되다 _ 샤넬 & 프라다

샤넬은 최근 ‘모바일 아트(Mobile Art)'전을 위해 모두 500개의 패널로 이뤄진 ‘모바일 아트 파빌리온'을 지어 화제를 모았다. 모든 건축 요소가 분해ㆍ조립되는 이 건물은 요즘 제일 잘나간다는 건축가 자하 하디드(우리나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의 설계자이기도 하다)가 디자인해 더욱 이슈가 되었으며, 실비 플러리ㆍ이불 등 세계적인 아티스트 19명이 참여해 샤넬의 퀼팅 백을 자유롭게 해석한 작품을 내놓았다.

 

이 전시는 샤넬이 퀼팅 백을 어떻게 하면 더 새롭게 홍보할 수 있을까를 고민한 결과물로서, 전 세계적 이슈를 모은 이 전시회로 인해 샤넬은 명품 이미지를 더욱 강화할 수 있었다. 효과? 샤넬의 퀼팅 백이 예술품과도 같은 대접을 받는 순간, 놀랄 만한 가격도 수긍할 수 있게 된다. 예술품이 비싸다고 딴죽 거는 사람은 아무도 없으니까.

특히 명품 브랜드일수록 자사 제품에 예술의 아우라를 덧입히기 위해 신경 쓴다. 대부분의 패션 명품 브랜드가 미술재단을 통해 아티스트를 후원하며, 예술과의 스토리텔링을 만드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프라다는 그 지역의 랜드마크가 되는 건축을 통해 이슈를 만들고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는 전략으로 유명하다. 관광객의 필수 코스가 된 도쿄 아오야마와 뉴욕 소호에 있는 특별한 매장은 헤르조그 & 드 메롱(Herzog & de Meuron), 렘 쿨하스 같은 걸출한 건축가와 손잡고 만들어 낸 결과물이다.

프라다는 매장이 들어서는 건축을 도시의 랜드마크가 될 수 있도록 예술적으로 지음으로써 브랜드의 이미지를 높이고 있다. 관광 코스가 될 만큼 유명한 도쿄 아오야마의 프라다 매장. (사진제공: 프라다)

▣ 거리의 쇼윈도, 갤러리로 변모하다 _ 루이비통

루이비통은 판매 공간과 갤러리가 결합된 매장을 통해 토털 아트마케팅을 선보인다. 어떤 매장에 발을 들여놓을지 말지를 결심하게 만드는 쇼윈도는, 상품을 디스플레이하는 광고판으로만 기능하지는 않는다. 루이비통은 유명 아티스트에게 거리의 갤러리라 불리는 쇼윈도 디자인을 의뢰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얼마 전에는 김홍석 씨가 국내 매장 쇼윈도를 디자인해 화제를 모았다.

 

루이비통의 상징 ‘모노그램'을 이용한 아티스트와의 콜래보레이션(Collaboration)도 빼놓을 수 없다. 루이비통의 아트디렉터이자 패션계 최고의 스타 마크 제이콥스는 세계적인 아티스트 스티븐 스프라우즈와 일본 팝아트계의 거장 무라카미 다카시와 함께 모노그램 백을 선보였는데, 결과는 대박으로 이어졌다.

한편 까르띠에는 자신들의 이름 ‘Cartier'에 ‘art'라는 단어가 숨어 있을 정도로 예술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숙명적인 관계라고 강조한다.

▣ 자동차, 예술의 옷을 입고 미술관에 가다 _ BMW

고가의 자동차 역시 아트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데, BMW는 1975년부터 프랭크 스텔라ㆍ로이 리히텐슈타인ㆍ앤디 워홀 등과 함께 ‘아트카 컬렉션'을 선보이고 있다. 아트카는 예술품인 양 매년 루브르 박물관 등 유명 미술관에서 전시된다. 이유는 물론 고급 소비자의 취향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다.

2007년 9월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에서 공개된 BMW의 16번째 아트카.
덴마크 아티스트 올라푸르 엘리아손의 작품 ‘유어 템포(Your Tempo)'.
(사진제공: BMW)

이렇게 명품 브랜드들은 자사의 제품과 예술을 오버랩시키며 이것은 단지 비싸기만 한 물건이 아니라고 말한다. 물론 핵심은 브랜드를 동경케 하는 데 있다. 어떤 면에서 요즘엔 위대한 아티스트의 이름보다 명품 브랜드의 이름을 더 동경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지만.


고가의 제품만 아트마케팅? 중저가 제품에도 아트마케팅 파고든다

아트마케팅이 주로 명품ㆍ패션ㆍ수입자동차 브랜드에서 활발하게 진행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반드시 고가의 제품만을 위한 것은 아니다.

영국의 유니레버 사는 매년 테이트 모던 갤러리와 ‘유니레버 시리즈'를 선보이고 있으며, 벡스 맥주는 지난 20년간 트레이시 에민ㆍ오노 요코ㆍ데미안 허스트 등 가장 화제를 모으고 있는 아티스트에게 맥주 라벨 디자인을 의뢰해 왔다.

스포츠 브랜드 푸마는 최근 런던 켄싱톤 가든 안에 있는 서펜타인 갤러리와 함께 리얼리티 백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설치예술가 마틴 크리드의 달리기 퍼포먼스에 수십 명을 위한 옷과 운동화를 협찬했다.

 

코카콜라도 캔이나 병에 아티스트ㆍ포토그래퍼ㆍ디자이너의 작품을 덧입혀 리미티드 에디션(한정판)을 내놓곤 한다. 너무 흔한 탓에 그 진가를 지나치기 쉽지만, 사실 코카콜라의 병 디자인은 이미 그 자체로 현대의 ‘예술'이다.

스와치의 ‘아티스트 스페셜'은 소더비 경매장에서도 거래되며 수집 대상이 되어 불티나게 팔린다. 수억 원을 호가하는 오리지널 작품들은 쉽게 구입할 수 없지만, 이들 제품들은 구매 가능한 영역에 있으므로 부자가 아닌 사람들에게 대리만족의 즐거움을 주기 때문이다. 트렌디한 라이프스타일 제품을 주로 판매하는 미국의 대형할인점 '타깃(target)'은 많은 사람들이 예술을 향유할 수 있도록 매주 금요일 뉴욕 현대미술관의 무료 입장을 지원한다. 그 덕에 '타깃'은 백화점 같은 할인점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었다.

아트마케팅은 예술을 통해 브랜드의 이미지를 상승시키고, 사소한 물건 하나에도 예술적인 아우라가 담기길 원하는 사람들의 기대 심리를 채워 준다. 롯폰기 힐즈에 있는 모리타워 꼭대기에 미술관을 만들어 세계적인 주목을 끈 모리그룹은 예술을 이용해 품격을 높인 우수사례로 늘 거론되곤 한다.

이처럼 성공적인 사례로 거론되는 기업이나 브랜드는 일회성 이벤트식 접근이 아닌 꾸준한 관심으로 아트마케팅을 지속해 왔다는 것을 잘 알 수 있다. 아트마케팅으로 진정한 기업 이미지 상승 효과를 노린다면 이 점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


- 전은경 / <월간 디자인> 수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