긁기ː

진짜 악은 어디에 있나

으뜸복숭아 2010. 10. 4. 11:02

[사회] 진짜 악은 어디에 있나


2010. 09. 30. 목요일

메리메리

 

 

 

1.

 

요즘 연예계, 무섭다. 잘못 하나 걸리면 끝장이다. 매장된다. 인격 같은 건 죄가 죄인만큼 보장받을 권리가 없다.

 

공격의 주체는 대중이다. 그들과 같은 죄를 저지른 적 없는 대부분의 사람들이다. 대중은 부도덕적이고 비윤리적인 공인, 그들을 사회에서 뿌리 뽑으려는 단단한 사명감을 느낀다.

 

우스운 건, 대중이 이를 악 물고 사회에서 뽑아내려고 하는 그들이 사회 지도층이 아닌, 딴따라에 불과하다는 데 있다. '고작' 딴따라 말이다.

 


2.

 

딴따라는 말로도 재미를 주고 노래연기로도 재미를 주는데 사실 가십으로도, 사는 모양으로도, '그런 인간' 이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재미를 많이 준다. 연예인은 '떡'이기 때문이다. (육두의 그 떡이 아니다.)

 

 

 

초스피드 이혼으로 관심을 받았던 명세빈과 채정안

 


연예인은 우리가 못하는 일탈도 하고 지랄도 한다.


조롱과 경멸과 부러움과 환상의 대상이다. 누구는 몇 억 짜리 드레스를 입고 결혼을 하고 별로 이뻐보이지도 않는 몇 천 만원짜리 귀걸이도 자랑하면서 달고 다니고 몇 달 동안 남녀 대중이 전부 편갈라 싸우며 귀추를 주목이혼소송도 하고 인간이 할 수 없을 것 같은 메이크업소화하고 우리 집엔 놓을 자리도 없을 것 같은 규모의 신발장명품 구두를 빼곡히 채워넣기도 한다.

 

연예인, 그림의 '떡' 되시겠다. 떡 중에서도 무지개 떡, 지랄총천연한 '날라리떡' 되시겠다.

 

지랄이라면 듣는 연예인 화낼지 모르지만, 그들은 그래야 맞다. 금기에 가운데 손가락 들어주고 지 멋대로 살아주셔야 한다. 대중에 못해보는 것도 해보고 하기 싫은 것, 그러나 머릿속에서 상상만 해 본 것도 몸소 해주셔야 한다. 의도 했건 말건, 대중을 향한 서비스다. 또 그런 데서 한계가 깨지기도 한다.

한계가 깨지는 지점에서 예술도 나온다. 예술로 사랑받는, 연예인의 힘도 나온다.

 

끼라는 게, 그렇다. 남들이 못 하는 미친 감각의 폭발이다. 단정한 정신으로 무슨 놈의 지랄맞은 끼를 펼칠 것인가.

 


3.

 

군대문제부터 음주운전, 이혼사, 도박 문제, 폭력, 섹스 등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연예인들에 대한 '부당한' 시선에 대해서 이의를 제기한다. 또한 금기를 깨야 하는 그들에게 금기를 강요하는 우리 사회의 모순과 금기를 깬 그들을 '매장'하는 우리의 '권력'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고도 싶다.

 

이 나라 연예인들은 '도덕적이지 않으면 사랑받을 수 없다.' 무려 '그렇고 그런 일'을 저지르면 전국민이 진저리를 치고 역겨워한다. 모두 힘을 모아 문제를 일으킨 연예인을 훈계하고 가르친다. '매장하겠다'고 단결한다. '당신 인생은 끝났다'고 나서서 선언한다.

 

대중의 이런 선언은 연예인의 인생을, 그 목숨을 쥐고 있는 것이 자신이라는 확신에서 나온다. 대중의 사랑을 먹고 사는 것이 연예인이라니 '틀렸다'고는 못 할 확신이다. 허나 목소리에 단호하게 힘을 주고 나서서 이런 식으로 각잡고 '선언'을 하는 일은 우습다. 그 소위 선언이란 게 자신이 가진, 연예인에 대해 쥐고 흔드는 내 힘과 권력이 굉장한 권리인 것처럼, 자신의 사명인 것처럼 구는 '오바'이기 때문이다.

 

나쁜 일 저지르고 멀쩡히 사는 놈들에 대한 분노는 자연스럽지만 연예인을 향한 그 분노와 '정의감'이 우리가 평소에 일상적으로 가질 수 있는 감각의 정도를 너무 크게 상회한다. 그들을 '단죄'하려는 욕구가 우리가 평소에 잘못을 저지른 '남'을 향해 일상적으로 가질 수 있는 정도를 너무 크게 상회한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정의구현'을 위한 권력의 자각 정도를 너무 크게 상회한다.

 

대중은 왜 이렇게나, 연예인을 향한 그들의 '소박한 권력'에 집착하는 것일까.

 

 

4.

 

'이 일을 하는 건 세상의 정의를 바로잡기 위해서'라는 소릴 어디서 들었다. 학벌이 하나의 권력이 되는 사회에서 학벌을 가지고 사기를 쳐 부당한 권력을 행사하려는 놈들을, 힘없는 자들은 반드시 끌려가야 하는 군대를 힘을 이용해 빠져나가려고 시도한 놈을, 참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이것이 너무나 비도덕적이라는 것이다.

 

 신정아

 

학벌이 권력이 되는 사회에서 학벌을 가지고 사기치는 놈은 나오지도 않은 대학을 나왔다고 거짓말하는 사람이 아니라 학벌 순서대로 줄을 세워서 자기랑 가까운 학벌끼리 똘똘 뭉쳐 사기를 치는 소위 '상위층'들이다. 있어 보이려고, 자기 포장 좀 하려고 학벌 사기치는 연예인들이 주적일 수 없는 문제다. 명문대 학벌 없이 타모씨보다 잘 해먹고 잘 사는 수 많은 연예인들이 있는 이상 연예계에서 학벌이 대단한 권력이라고 말하는 건 무리다.

 

국방의 의무를 제대로 지지 않고 사기를 치려는 놈은 정신병력에 위조진단서로 거짓말치다 걸린 놈들이 아니라, (쌩이빨까지 죄다 뽑아가며 발악한 놈이 아니라)이미 벌써 자알 빠져나간 데다가 의심이 뻔하게 되는데도 법적 추궁이 전혀 이뤄지지 않는 소위 '상위층'들이다. 돈 좀 더 벌어보려고, 인기 없어질까봐 벌벌 떨고 삽질하다 지 발에 걸려 넘어진 연예인이 주적일 수 없는 문제다.

 

그런데 참 그 '진짜 주적'에 대한 분노는 연예인을 향한 요즘 대중의 분노에 비해 너무 우스운 수준이다. 연예인을 향한 분노, 매장을 향한 광기와 비교하면 거의 시베리아 동토에 가까운 추위다. (그 동네 얼음, 줄줄이 녹고 있다지만;)

 

대체. 왜.

 

 

5.

 

우리나라엔 정의의 모델이 없다. 도덕의 모델이 없다. 소박한 정의감과 소박한 도덕심을 생활에서 실천하며 사는 소시민이 있을 뿐이다. 정말 도덕과 정의를 몸소 실천하고 보여주어야 하는 사회 지도층이, 완벽하게 부재한다.

 

소시민의 박탈감은 여기서 나온다. 연예인이 아니라, 사회 지도층의 끊임없고 제재없는 부정에서 나도는 것이다. 가진 것만큼 사회에 모범을 보여야 할 의무가 있는, 바로 그들에게서 나온다. 딴따라가 아니라, 우리의 대표이고 우리의 얼굴이어야만 하는, 그들에게서 나온다. 노블리제 어쩌구를 실천해야 하는 대한민국 귀족, 네놈들 말이다.

 

 

1인 시위 중인 이진영씨


(우리나라 대표기업이라는 삼성이, 외국 기업에서 회계보고를 못 믿어서 삼성 브랜치 합병하는 과정에서 지들이 알아서 조사까지 하는 개망신 형국인데 왜 그 놈들에 대한 분노가 도박하다가 걸려서 튄 신정환보다 덜 구체적이고 적어야 하는 거야. 파마머리에 빨래집게 꽂고 그러고 누워갖고 뻥을 치다니, 화낼 게 아니라 땅바닥을 치고 웃을 일 아닌가?-_-;)

 

그들을 향한 비난의 목소리는 허공에서 간지럽게 머물다가 죽는다. 아무 힘도, 가지지 못한다. 돈을 벌어도 그들만큼 벌 일은 영원히 없다. 권력을 추구해봤자 근처에도 가지 못할 것은 뻔하다. 박탈감이 무력감을 낳고 이것이 매일 먹는 밥처럼 생활이 된다. 지저분한 기분이 매일 입는 속옷처럼 마음에 찰싹 달라붙는다. 끊을 방법도, 힘도 없다. 박탈과 무력감이 새 박탈, 무력감을 낳고 켜켜히 쌓이고 또 쌓이는 악순환이 이뤄진다.

 

반면 연예인을 향한 비난의 목소리는, 효과가 있다. 소시민의 박탈감을 만족시킬 수 있는, '처벌'을 내 손으로 유도할 수 있다. 법적 제재가 아니어도 '사과'를 받아낼 순 있다. 집요하게 물고 늘어져서 '상대의 몰락'을 유도할 수 있다. 돈 없고 힘 없어서 나 혼자 좃뺑이 친 데 대한 억울함을 순간이지만 보상받을 수 있다. 게다가 자신의 주장과 노력이 부정을 해치우고 있는 것같은 자부심도 느낄 수 있다. 자신이, 쉽게 할 수 없는 일-부정을 해치우는 일-을 해낼 수 있다니 굉장한 힘이 생긴것 같은 느낌도 든다.

 

그 초라한 권력을 들고 대중은 자위를 한다. 비리와 부정의 핵심에 있는 그들의 솜 털 끝 하나 건드리지 못하는 나약하고 초라한 자신을 잠시 잊는다. 그리고 대중이 그들의 비리와 부정에서 눈을 돌린 사이 사회 지도층은 새 비리, 새 부정을 저지른다. 연예인의 비리와 연예인을 향한 대중의 분노가 지도층에게 더 더러워질 새 기회를 준다.

 

오늘의 '만만한 연예인들'은 대체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6.

 

짧게, 대중이 아닌 '연예인의 권력'에 대해.

 

몇몇 연예인은 몇 시간 출연, 촬영하고 수 천만원까지 받는다. 이거, 지도층 못지않은 권력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헌데 이런 권력을 '소수'가 누린다고 이렇게까지 연예인 전체에 피해의식 느끼고 야멸차게 구는 것은 과하지 않나 싶다.

 

언젠가 화려한 누군가가 돼서 저렇게 잘 먹고 잘 살게 된다는 건 연예인들이 대중에게 파는 여러 꿈의 일부다. 세상 어느 구석에 이런 사람도 좀 있어야되지 않을까. 사회 지도층 아닌 놈은 끝까지 나랑 똑같이 바닥에서 기어야 된다는 건 그저 웃기는 소리다.

 

그리고 연예인들, 버는 사람은 그나마 소수고 벌어도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졸라 어려운 집안 가장' 투성이가 많다더라. 적절한 비교인지 모르겠는데

슈퍼스타K보니까 이거 뭐, 제대로 밥 먹고 사는 연예인 지망생이라곤 대한민국에 씨가 말랐음? -_-;;; 이건 카더라 통신이고 내가 통계조사 못해봤으니 모름. (평균 연예인 연봉이 형편없다는 기사는 봤지만)

 

그니깐 그들을 '가진 자'로 보는 거. 그래서 '사회 지도층급 모범을 보일만큼 누리고 살잖아'라고 말하는 거, 촘. 무리겠다.

 

 

7.

 

연예인이니까, 날라리니까 지랄을 해줘, 아이 잘했어요 하고 칭찬(!)해주잔 소리가 아니다. 그냥 그들이, 원래 날라리라고 말하는 것이다. 잘못을 저지르고 감방갔다 나와서 또 똑같이 노는 꼴까지 다 포함해서 그들의 '연예활동'이라는 것이다. 다른 사람도 아닌 그들에게 사회 절정의 도덕성을 요구하는 게 과연 적절하냐고 묻는 것이다. (어차피 걸리면 다 자숙, 법적처벌 사과 몰매 다 당하잖나?)

 

24 주인공 잭바우어를 연기한 키퍼 서덜랜드는 술먹고 주먹질하는게 취미인데 술집에서 바지 내리고 태연하게 앉아서 술먹다 찍은 사진은 정말 일품. 때린만큼 돈 물어주고 처벌받고나서 또 24 찍고 있다. 마초에다 노출증이지만, 잘생기고 섹시하다. (꺄 ♡)

 


린제이 로한은 마약이랑 술 문제로 한참 까불다가 결국 감옥 끌려갔다.
뭐 연예인에 대한 엄중한 시선 외에도 술이랑 마약으로 감옥까지 갔다가 살아남을 여자 연예인이 한국에 존재할 수 있을까 싶어 다른 쌉쌀함도 느껴지긴 한데데 어쨌든 얘, 나와서 또 잘 살 거다. 이쁘잖아.

 


미혼모섹스비디오까지 나온 브리트니도 앨범내고 큰 무대 서고 큰 잡지 표지모델 한다.
조강지처 버리고 바람핀 브래드는 졸리랑 잘 살고 (언제 또 깨질까는 솔깃하지만)자뻑에 헛소리로 유명한 패리스 힐튼도 잘살고 있고 (아무리 비호감이어도 김그림만큼 훅 갈 일은 없을 듯.)

 


그냥 그러니까,
그들의 그런 삽질이 웃기지 않느냔 말이다. 외제차 훔치다 걸려놓고 또 훔쳐서 잡혀 들어간 어떤 개그맨 일화같은 거, 진짜 꼴통이라면서 낄낄대고 말 일 아니냐고. -.-

 

다른 사람도 아닌 걔들한테 왜 그렇게까지들 화가 나나... 쩝. 진짜 악의 액기스는 저기 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