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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UCC 마케팅의 성공 법칙

으뜸복숭아 2008. 11. 4. 13:22


한국형 UCC 마케팅의 성공 법칙
2008년 1월 28일 / 삼성

마케팅 측면에서 UCC가 매력적인 이유는 이것이 참여형 콘텐츠라는 점이다. 고객의 즉각적이고도 직접적인 반응을 실시간으로 관찰할 수 있다는 건 엄청난 장점이다. 또 이런 반응을 통해 새로운 콘텐츠 기획이 바로 바로 가능하다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이다. 특히 온라인 커뮤니티에 강한 한국의 유저들을 끌어들이는 한국형 UCC 마케팅에 대해 알아 보자.   

 

삼성전자와 인텔이 함께 전개한 이야기 공모전 사이트


1) UCC 마케팅의 핵은 '바이럴 효과'

2004년 초 버거킹은 신상품인 텐더크리스프 치킨 샌드위치를 홍보하기 위해 홈페이지에 '복종하는 닭'이라는 UCC 동영상을 올려 놓았다. 마치 화상 채팅을 하는 듯이 구성된 인터페이스 화면 안에 닭 인형을 쓴 캐릭터가 서 있는 이 동영상은 키보드로 명령어를 칠 때마다 닭 캐릭터가 그 명령에 따라 갖가지 행동을 하는 형태로 전개된다. 하지만 'run'이나 'fly' 'die' 등의 명령어가 단지 인형을 뒤집어 쓴 캐릭터에 불과한 닭에게 가능할 리 없다. 이 동영상의 재미는 바로 명령어에 최선을 다해 복종은 하지만, 그저 흉내로 그칠 수 밖에 없는 '복종하는 닭'의 비애다. 뛰려고 애쓰고 날려고 애쓰고 죽으려고 애쓰지만 매번 헛웃음만 자아내는 닭! 그 백미는 'god'이라는 명령어다. 이 명령어에 닭 캐릭터는 무릎을 꿇고 앉아 절을 한다. 우습지만 한순간의 진지함이 느껴지는 장면이고, 고객 입장에서는 당연히 기분 좋아지는 순간이다.

시작 당시 20명의 접속자로 시작되었던 이 동영상은 불과 일주일 만에 4600만 회, 3주 후에는 1억 4300만 회에 이르는 방문 수를 기록하는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다. 이른바 '바이럴 효과'다. UCC를 이용한 마케팅의 성공 여부는 바이럴 효과에 달려 있다. 무엇이 이걸 가능케 할까? '재미' '스토리'로 요약된다. 직접 참여해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재미'가 있어야 하며, 여기 저기 입 소문을 낼 수 있는 '스토리'가 필요하다.

  

섹슈얼한 이미지로 어필한 프랑스의 고양이 사료업체 시바의 UCC 동영상


2) '재미'와 '스토리' 외에 '신뢰'의 요소가 더 필요한 한국형 UCC 마케팅

한국형 UCC 마케팅에는 '재미'와 '스토리' 외에 한 가지 요소가 더 필요하다. 바로 '신뢰'라는 키워드다. 새로운 UCC 동영상이 인터넷에 오를 때마다 커뮤니티 사이트들은 그 영상의 진위 논쟁으로 뜨거워진다. 이런 환경에서 '신뢰'의 키워드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다시 말해 '자연스러운 재미'를 주어야만 성공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얼마 전 인터넷을 달군 '최여진의 굴욕'은 이런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 화장품 브랜드의 홍보물로 제작된 이 동영상은 주인공인 배우 최여진이 사인회 도중 철없는 10대 여학생에게 봉변을 당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브랜드가 철저히 숨겨져 있지만 누가 보더라도 일반 네티즌이 만든 영상이 아닌 것은 쉽게 추측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동영상은 소위 말하는 '낚시 동영상'이라고 욕을 먹기보다는 '재미있다'라는 긍정적 반응이 많았다. 실제 있을 법한 내용을 토대로 '재미'를 만들어 내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신뢰'의 근사치에 최대한 다가감으로써 소비자들의 불쾌한 감정을 일정 부분 누그러뜨릴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또 다른 동영상인 '명동 엘프녀'는 조금 다른 사례다. '리니지'에 등장하는 엘프 복장을 한 채 거리를 걷는 내용의 이 동영상은 추후 게임 아이템 거래사이트인 아이템티(item-T)사의 홍보 동영상으로 밝혀졌다. 이 동영상은 처음 등장할 때부터 기업의 홍보 동영상이라는 의심을 받았다. 많은 네티즌은 '어떤 기업에서 만들었는지'에 주목했다. 예상대로 특정기업의 홍보를 위해 제작된 동영상이라는 사실이 밝혀지자 많은 네티즌은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관심을 끄는 데는 성공했으나, 브랜드 이미지가 실제 매출에 큰 영향을 미치는 기업의 경우 이런 방식은 다소 위험한 접근법이라고 할 수 있다.

예외적인 사례를 제외하곤 낚시 동영상은 안 만드느니만 못 하다. 물론 짧은 시간에 시선을 확보할 수 있고, 이슈화시킬 수 있지만, 소비자 입장에서 속았다는 느낌은 좋지 않은 경험이다. 더군다나 믿음을 줬는데 속았다면 더 큰 배신감을 느낄 것이다. 그나마 그 브랜드가 추구하는 바가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다면 '심정적 이해'를 끌어낼 수는 있지만, 이것도 1회에 한해서 용인될 뿐이다. 양치기 소년은 결국 외면 받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3) '참여'를 유도한 공모 등 정공법도 유효

UCC 마케팅은 기본적으로 저비용 고효율의 커뮤니케이션이다. 따라서 브랜드 담당 주체가 직접 UCC를 제작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이럴 경우 '스토리'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소비자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공모 등이 효과적인 방법이 된다. 소비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는 '새로움'을 전달할 수 있는 아이디어는 그 브랜드를 고민하는 브랜드 담당자와 그 브랜드를 사용하는 소비자다. 따라서 브랜드 담당자의 입장에서는 많은 돈을 들여 동영상을 제작하기보다는 여러 커뮤니티를 통해 UCC 마케팅 인프라를 갖추는 게 더 바람직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꾸준하게 브랜드의 현재 처한 문제점들을 해결할 수 있는 UCC를 생산할 수 있는 프로추어 그룹의 운영, 그리고 이를 이슈화시킬 수 있는 '바이럴 마케팅' 그룹을 구성하고 이를 통해 제2, 제3의 백 부장 시리즈를 만들어 내기를 기대해 본다.


- 필자

신승호 / Mnet 브랜드 마케터. 저서로 <한국형 UCC 마케팅>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