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닝ː

내가 뛰는 이유

으뜸복숭아 2008. 10. 7. 16:49


마라톤을 시작한 이후로 주변에 많은 사람들이 내게 질문한다.

'선수도 아닌데 뭘 그렇게 열심히 뛰냐?'
'도대체 뭐 때문에 미친놈처럼 매일 달리냐?'

몇일전에 참가했던 '2008 adidas King of The Road' 대회에서
'내가 뛰는 이유'를 적어 자신의 등번호에 붙이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생각없이 지내다 대회 전일날에서야 별 다른 고민도 없이 적었다.

'내 삶의 작은 이벤트'

진짜 내가 나에게 보내는 이벤트일까?
대회를 뛰기 전, 뛰는 순간, 뛰고 나서 집으로 돌아오는길 계속해서 생각해봤다.
정말 내가 뛰는 이유는 뭘까,, 이렇게 숨이 차서 죽을것 만큼 힘들게 왜 달릴까,,


무더운 여름날의 더위가 시작할쯔음 나는 달리기 시작했다.
당시 사람, 직장, 집 그리고 주변 모든 것들이 나를 지치게 만들었다.
그때에 난 무언가라도 하지 않고 있으면 미쳐버릴 것 같았다.
머리가 너무 어지럽고 무거워 견뎌내기에 버거울 정도였다.

그래서 무작정 달렸다.
튼튼한 신발이 있는것도 아니었고,
시원한 옷이 있는것도 아니었다.

달리기전에 복잡하던 머리가,
달리는 순간 입가엔 미소가 지어지고,
머리가 텅 비는 순간 그걸로 정말 행복해진다.
그 순간 눈을 감고 있으면, 하늘 위를 나는것 같다.


얼마전에는 매일하는 5km 트레이닝 중에 무릎이 아파서 주저앉았었다.
병원에서는 연골이 찢어졌으니 무릎에 무리가가는 마라톤은 하지마란다.
정형외과 의사 曰, '차라리 수영이나 요가를 하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입가가 갈라져서 도저히 아물지가 않고, 발가락이 부러터고 물집이 잡혔다.
그러면서도 퇴근 후 조깅화 끈을 조여 매고있는 내 모습.
오늘도 나는 혼자서 짧지 않은 거리를 달린다.


그렇게 나는 살기 위해서 뛰고 있다.


인터넷 서핑중에 참 나와 많이 닮았다고 생각되는 글이 있었다.
물론 나와는 급이 틀리게 울트라 마라톤을 뛰고 계시는 고수이시다ㅎ

임꺽정님의 내가 뛰는 이유


그냥 멋있게 산다고 보이는 분들

'adidas King of The Road' 참가자들의 내가 뛰는 이유